MBC 대표 예능방송 '놀면뭐하니'가 1980년대의 곡들로만 경연을 펼치는 '서울가요제'로 2025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7월 16일 290회에서 첫선을 보인 후 카세트테이프 방식의 블라인드 예선을 거쳐 15명의 본선 진출자가 결정되었는데요.


예선이 블라인드 방식이었던만큼 294회 방송분에서 3명씩 한 조로 묶어 얼굴을 공개했답니다. 1절은 블라인드 뒤에 있다 2절 부분에서 얼굴을 드러내는 전형적 히드싱어 방식이었죠.

먼저 본선 진출 확정자 15명의 5개팀과 얼굴 공개곡을 알아보고 각 팀의 색깔과 개별 가수들의 매력들을 알아보기로 합니다. 이름 세글자로도 누구나 아는 가수보다 뉴페이스에 집중해 보는 방식으로 포스팅해 보려구요.

가요제의 묘미는 새로운 얼굴과 숨은 실력자들의 발굴이나 재발견에 있을테니까요.


  • 1조 동아기획(하동균), 종로서적(우즈), 공작상가(박명수) => 조덕배의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


  • 2조 남산타워(박영규), 잠수교(최정훈), 낙원상가(정성화) => 조용필의 '친구여'


  • 3조 미도파백화점(랄랄), 상봉터미널(솔라), 뉴욕제과(리즈) => 이지연의 '난 사랑을 아직 몰라'


  • 4조 올림픽대로(이용진), 제3한강교(최유리), 마로니에공원(이적) => 신촌블루스의 '아쉬움'


  • 5조 순돌이(딘딘), 굴렁쇠소년(이준영), 피맛골(윤도현) => 강인권, 김현식, 권수하의 '비오는 날의 수채화'



오늘은 2조 트리오를 알아볼게요.



2조 트리오: 남산타워(박영규), 잠수교(최정훈), 낙원상가(정성화)

'놀면 뭐하니 서울가요제' 294회 방송에서 2번째 조로 얼굴이 공개된 본선 진출자 3인은 남산타워(박영규), 잠수교(최정훈), 낙원상가(정성화)였습니다.

이들이 함께 선보인 얼굴 공개곡은 대한민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조용필의 명곡 '친구여'(1983년 발매)였는데요. '친구여'는 우정이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아름다운 가사와 웅장한 멜로디로 담아내며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곡이죠.

2절 부분 블라인드 뒤에서 등장한 가수는 대한민국 대표 시트콤 배우이자 베테랑 연기자 박영규, 밴드 잔나비의 보컬로 독보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한 최정훈, 그리고 대한민국 뮤지컬계를 이끄는 믿고 보는 배우 정성화의 조합이었네요.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박영규의 중후한 감성, 최정훈 특유의 서정적인 보이스, 그리고 뮤지컬 가수 정성화의 묵직하고 안정적인 가창력의 호흡이 '친구여'라는 곡에 완벽하게 녹아들었습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세 사람이 음악으로 하나 되는 과정을 보여준 2조 트리오는 음악의 힘과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의 시너지를 잘 보여주는 무대였답니다.



베테랑 배우의 깊이 있는 감성, 박영규(남산타워)

'남산타워'라는 닉네임으로 '놀면 뭐하니 서울가요제'에 참여한 박영규는 설명이 필요 없는 대한민국 대표 베테랑 배우죠. 1953년생으로 올해 72세의 연륜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영화, 시트콤 등 장르를 넘나들며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그는 코믹 연기의 대가이자, 동시에 무게감 있는 카리스마를 선보이는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입니다. 국민 시트콤 스타에서 믿고 보는 배우로 박영규는 1977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이후, 1985년 MBC 특채 탤런트로 발탁되며 방송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의 이름을 전국민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단연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방영된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입니다. 이 작품에서 '미달이 아빠'로 분해 선보인 특유의 코믹하고 버럭 하는 연기는 큰 사랑을 받았으며, 그의 유쾌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후에도 그는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며 매 작품마다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믿고 보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습니다. '서울가요제' 무대에 선 이유 평생을 배우로서 살아온 박영규에게 '서울가요제' 참가 제안은 다소 의외의 모습이었네요.

그는 가창력보다는 배우로서 오랜 시간 쌓아온 삶의 경험과 연륜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감성으로 무대를 채우며 대중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했습니다.

예선에서 바로 합격하지 못하고 보류 판정을 받은 후 다음 방송분에서 유재석에게 "재석이 형~"이라고 불러가며 꼭 합격시켜 달라 부탁하는 과정에서는 많은 재미를 선사했는데요.

서울예대(구 서울예전) 1회로 유재석의 한참 선배임에도 유pd에게 뽑아달라 매달리는 그의 모습에 재미와 함께 꼭 이 가요제 본선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었답니다.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부르는 그의 모습과 중후한 목소리가 주는 감동에 "인생은 원샷 원카트"라는 말로 원로 배우의 인생의 깊이를 재미로 표현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답니다.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한 최정훈(잠수교)


'잠수교'라는 닉네임으로 '놀면 뭐하니 서울가요제'에 참가한 최정훈은 밴드 잔나비의 보컬이자 리더, 그리고 모든 곡을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하는 실력파 가수입니다.

1992년생으로 올해 33세인 그는 자신만의 독특하고 서정적인 음악 세계를 구축하며 국내 밴드 음악 씬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데뷔 과정 최정훈은 2014년 밴드 잔나비의 싱글 '로켓트'로 데뷔하며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밴드 결성 전부터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친구들과 음악을 해오던 그는, '잔나비'라는 이름처럼 자유분방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음악을 꾸준히 선보여 왔구요.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기 전부터 라이브 공연과 페스티벌 무대를 통해 팬덤을 쌓아 올리며 차근차근 성장했습니다. 그의 음악적 세계를 보면 아마 1980년대 곡으로 경연을 펼치는 '놀면뭐하니 서울가요제'에 가장 어울리는 가수라는 게 저의 개인적 생각이랍니다.


음악적 특징과 매력

최정훈이 이끄는 잔나비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은 시대를 초월하는 레트로 감성과 청춘의 솔직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가사에 있습니다. 그의 보컬은 독특하고 몽환적인 음색을 가지고 있으며, 멜로디에 따라 다채로운 감정을 표현해냅니다.

과거의 향수를 자극하는 사운드와 동시에 현대적인 세련미를 놓치지 않는 그의 음악적 감각은 밴드 잔나비를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었습니다.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이 담긴 그의 가사는 특히 젊은 세대에게 큰 공감과 위로를 선사합니다.


대표곡

잔나비의 대표곡으로는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주저하는 연인들을 위해', '나의 기쁨 나의 노래', '가을밤에 든 생각' 등이 있습니다.

이 곡들은 모두 최정훈의 작사, 작곡 능력이 집약된 곡들로, 발매될 때마다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특히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은 밴드 잔나비를 대중적으로 알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명곡으로 꼽힙니다.


방송 활동과 인지도

밴드 잔나비와 최정훈은 '유희열의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 등 다양한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뛰어난 라이브 실력과 독창적인 음악 세계를 선보여왔습니다. 특히 '불후의 명곡'에서는 여러 전설적인 선배 가수들의 곡을 자신들만의 색깔로 재해석하여 큰 호평을 받기도 했죠.

방송 활동을 통해 잔나비는 넓은 대중적 인지도를 확보했으며, 최정훈은 독특한 음악적 색깔과 솔직 담백한 매력으로 많은 팬들을 사로잡으며 명실상부한 청춘 밴드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대한민국 뮤지컬계의 기둥, 정성화(낙원상가) 


'낙원상가'라는 닉네임으로 '놀면 뭐하니 서울가요제'에 참여한 정성화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입니다.

1975년생으로 올해 50세인 그는 무대 위에서 폭발적인 가창력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관객들을 압도하며, 명실상부한 뮤지컬계의 대들보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데뷔 과정

정성화는 1994년 SBS 3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하여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재능은 뮤지컬 무대에서 빛을 발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뮤지컬 배우로 전향한 그는 '지킬 앤 하이드', '영웅', '레 미제라블' 등 수많은 대작 뮤지컬의 주연을 맡으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특히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의사 역을 맡아 보여준 압도적인 연기와 가창력은 '정성화 시대'를 열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음악적 특징과 매력

정성화의 가장 큰 매력은 그의 압도적인 성량과 풍부한 성대, 그리고 탁월한 감정 전달력에 있습니다. 뮤지컬 무대에서 단련된 그의 가창력은 섬세한 감정 표현부터 웅장한 고음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냅니다.

노래 안에 스토리를 담아내는 능력이 탁월하여,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을 넘어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장르를 불문하고 곡에 깊이 몰입하여 자신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는 그의 능력은 관객들에게 언제나 큰 울림을 줍니다.


대표작 및 활동

정성화는 '영웅', '지킬 앤 하이드', '레 미제라블', '라카지', '웃는 남자' 등 국내 최정상 뮤지컬에 출연하며 수많은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영웅'의 안중근 역으로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다수의 연기상을 휩쓸며 뮤지컬 배우로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습니다.

뮤지컬 외에도 영화 '영웅', '해적: 바다로 간 산적' 등에 출연하며 영화배우로서의 활동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방송 활동과 대중적 인지도

정성화는 뮤지컬 무대 활동 외에도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 등 음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뛰어난 가창력을 뽐내며 대중에게 뮤지컬 배우로서의 진가를 알렸습니다.

과거 개그맨으로서의 유쾌함과 특유의 친근한 매력을 바탕으로 여러 방송에서 활동하며 뮤지컬 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